JMS 2인자 정조은 구속(+ 본명, PD수첩에 황당요구)
JMS 2인자 정조은 구속(+ 본명, PD수첩에 황당요구)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에서 공범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이 18일 구속됐습니다.
대전지법 설승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까지 정조은과 JMS 관계자인 여성 1명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새벽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전날 법정에 출석한 뒤 대전교도소 구치소에서 법원 판단을 기다리던 두 사람은 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정조은은 여성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해 정명석의 성폭행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준유사강간)를 받습니다. 검찰은 정조은이 정명석의 성폭행 범행에 가담한 경위와 역할을 고려해 공동정범으로 판단, 방조 혐의가 아닌 준유사강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정조은은 '정명석의 '후계자' 또는 '실세'로 알려진 인물로 사이비 종교 교주의 범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메이플이 'J언니'라고 언급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정조은은 '나는 신이다'를 통해 정명석의 성폭행 범죄가 폭로되자 자신이 담당하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주님의흰돌교회에서 예배를 통해 "여자들이 선생님 옆 반경 3m 안에 못 오도록 막았다", "별의별 말을 다 하며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아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정명석의 방으로 데려간 사람이 정조은의 최측근이고 정조은 역시 성폭행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성폭행 피해로 괴로워하다 2019년 10월 정조은을 직접 만났는데 '정명석 옆에 있으면서 더 잘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들었다며 당시 녹취파일을 공개했습니다.
한편, 정조은 측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조은 외에 준강간과 강제추행 등 방조 혐의로 이날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나머지 JMS 관계자 4명(모두 여성)은 JMS에서 탈퇴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정명석은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습니다. 출소 직후인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여신, 호주 국적 여신도 등을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다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들 피해자는 '나는 신이다'에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피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정명석은 "내가 메시아"라고 주장하면서 신도들을 세뇌하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명석 측은 고소인들이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피해자들의 고소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지검은 2018년 8월 월명동 수련원에서 한국인 여신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정 총재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충남경찰청도 한국인 여성 신도 3명으로부터 정 총재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입니다.
30년 넘게 JMS를 추적해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정명석 총재가 성폭행한 여성들의 숫자가 1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JMS 간부들이 정 총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예쁘고 키가 큰 20대 여성을 포섭해 성상납 제물로 바쳤다"며 "이를 위해 대학에 치어리더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한편, 지난 18일 MBC ‘PD 수첩’에서 정조은(김지선)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김 씨 측으로부터 “화장 안 한 ‘민낯’이라는 이유로 해당 장면을 빼 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알려졌습니다.
PD 수첩 ‘JMS, 교주와 공범자들’ 편을 연출한 전서진 PD와 함께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조성현 ‘나는 신이다’ PD가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 PD는 “다른 피해자들과 2세 피해자들이 나오고 그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전달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할 때는 크게 반응하지 않던 분들이 갑자기 (정조은) 민낯이 촬영됐으니까 그걸 빼달라는 얘기는 적극적으로 했다. 이분들한테는 민낯이 더 중요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 PD는 정조은을 “피해자로 시작한 가해자”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녀 역시 최초에는 피해자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중엔 적극적으로 가해자의 길을 선택했고 그걸 통해서 스스로 이익을 취했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 PD는 “다른 지도자가 나타나서 이들을 이끌고 가지 않을까”라며 “거의 대부분 사이비 종교가 그랬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사이비 종교에 빠져 계신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다. 사람을 의지하고 사람을 신처럼 믿고 싶어하고 자신의 모든 결정을 누군가 대신해주길 바란다. 그러려면 또 다른 대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 PD는 또 “사이비 종교가 절대 근절될 수 없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법조계와의 유착이고, 또 하나는 정치권과의 유착이다. 표를 몰아서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만큼 좋은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분들(JMS 측)이 선임하는 변호사들, 돈을 얼마 정도를 들였는지 얘기 듣고 있으면 ‘진짜로 거대한 돈이 왔다갔다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